일상 131

담배값 올려봐라, 내가 끊나 - 롤링 타바코(말아피우는 담배) 간단 입문 소감

담배값이 올랐다. 2,000 원이나. 원래 2,000 원짜리 디스를 태우던 나에게는 무려 두 배가 된 것이다. 이참에 담배를 말아 피워보겠다고 결심했다. 결심은 년초에 했는데, 이래저래 바쁘게 살다가, 엊그제 날씨가 너무 좋길래 홍대 파이프스토리에 다녀왔다. 날씨가 좋아서 담배나 쳐 사러 가는 꼴이라니 ㅡㅡ; 아무것도 모르고 갔는데 여자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같이 맞담배나 한대 태우면 좋겠다고 생각) 뭐가 뭔지 모른다고 겁먹을 필요 없다. 돈 들고 가면 다 해결된다. 1. 롤러 / 2. 필터 / 3. 연초(담배잎) / 4. 마는 종이 연초 2종, 마는 종이 3종 구매했는데 총 27,000 원 정도. 진입장벽이 낮은 기호품이다.롤러 없이 손으로 말 수도 있긴 한데, 담배 모양이 꾸깃꾸깃 좀 추접다..

일상 2015.03.09

2015 설, 슈퍼커브타고 즉흥 여행 (춘천, 속초, 주문진)

뽈뽈이를 친구에게 넘기고, 새로 장만한 커브.배달용과의 차별화를 위해, 편의를 위해 소소한 튜닝을 했다.나름 예쁘다고 자부하지만, 저 얼굴에서 풍기는 배달의 향기는 어쩔 수 없나 싶다. 설에 시골도 안가는데, 집에서 빈둥대느니 어디라도 가면 좋겠다 싶어서 무작정 떠나기로 결심.어디갈까 하다가 친구가 속초가 괜찮다길래 무작정 속초로 목적지 설정.2박 3일 일정의 짐을 싼다. 청바지만 입고 갔다가 얼어 죽을뻔했다. 다이소에서 레깅스 구입. 가는 길에 담배한대 태우려 멈춰서 찍음. 속초까지 한큐에 찍을까 했지만, 날씨가 궂어서 무리. 춘천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게스트하우스 봄엔. 도미토리. 2만원.나 말고 두 친구가 더 있었다. 산토리니 라는 곳이 좋다길래 갔다.이탈리안 레스토랑 / 카페. 이런 분위기..

일상 2015.02.20

최근, 퇴근, 그리고 시간 관리.

글을 쓰고 싶었다. 사람이 간사한지라, 시간이 남아 돌던 백수시절에는 쓰지 않던 글이, 못하게 되니 무지하게 쓰고 싶어 졌다. 회사라는 조직의 일원이 된 지도 두 달 하고 10일이 지났다. 계약서에 떡하니 써져있는 ‘3개월간 수습, 수습기간 동안 부적격자로 판단 시 갑에게는 계약을 취소할 권리가 있음’ 이라는 문구에 긴장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어간다. 이젠 조직의 '안사람' 이 된 느낌. 직장을 다니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여섯시 반쯤 주섬주섬 일어나서, 씻고 엄마가 챙겨주는 간단한 식사를 한다. 최근에 사제낀 옷을 주섬주섬 골라 입는다. 옷은 보여지는 이미지인지라, 되도록 깔끔하게 입으려 노력한다. 일곱시 반 쯤에 집에서 나와, 악명높은 2호선 신도림역 지옥철을 탄다. ---. 보통 출근길은 집에서 ..

일상 2015.01.01

송구영신

2015년이 됐다. 책이나 조금 읽고 자려다가 뭐라도 쓰려고 노트북을 열었다. 기분이 매우 좋다.돌아보니 아주 중요하고 버라이어티했던 2014년이었다. 내년엔 못 쳤던 테니스도 다시 치고,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쓰고,매사에 더 자연스러워 지고,연애도 하고,내후년엔 결혼해야지. 태어난 것 부터 내가 타고난 것,주위의 모든 사람과 사물들.모든 것에 정말 감사한다. 대단한 욕심을 부리기 보다, 2015년엔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기를.

일상 2015.01.01

양파와 살아있는 것

내 방에는 양파가 있다. 방에 양파를 두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며, 마음대로 엄마가 놓은 것이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별 것도 아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뒀다. 몇 일 전부터 왼쪽 양파에 싹이 나기 시작했다. 물도, 햇볕도, 일말의 신경도 주지 않았는데 저 혼자 초록색 줄기를 뻗어내고 있는 것을 보니 생명의 신비가 느껴졌다. 양파주제에 뭐라고, 살아있다고, 살아보겠다고. 그러다 시들해지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녀석이 줄기를 높게 올린다. 애틋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신경쓰지 않다가 가끔 눈길을 주면 ‘어라? 언제 이렇게나 자랐지’ 싶은 것이, 나름 보는 맛이 있다. 오늘은 오른쪽 양파에서도 초록색을 봤다. 왠지 기특한 마음에 물을 주고 싶어져서, 물을 조금 받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엔트로피의..

일상 2014.12.22

사람이 변한다는 것

몇일 전, 하루 한 시간씩 글을 써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물론 한번에 지켜지지 않았다. 사람이 다짐한 대로 변한다는 것은 이렇게 어렵고 더디다. 다행인 것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 되면, 결심을 배신한 내 자신에게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 부끄러움이 원동력이 되어, 피곤하지만 침대에 눕지 않고 앉아서 이렇게 무언가를 쓴다. 이렇게 30일에 한번 쓸 글을 20일에 한번 쓰고, 20일에 한번 쓸 글을 10일에 한번 쓰고. 그러다 보면 글을 더욱 많이 쓰는 사람이 될 것이다. 결심하고, 결심을 잊지 않고, 부끄러움을 느끼고, 움직이고. 이것의 반복으로 우리는 조금 더 결심에 가까운 사람이 된다. 반 보, 반 보가 모여 열 걸음, 백 걸음이 되고, 뒤를 돌아보면 나는 이만치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이다. 사..

일상 2014.12.22

나의 첫 애마 뽈뽈이

내 삶의 별 것 아닌 목표 중 하나는, 할리의 오너가 되는 것이었다. 바이커는 ‘젊음이라면 한 번쯤 가져봐야 해’ 싶은 이미지였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할리였다. 생각으로만 끝날 법 한 일이었지만 정말 생각으로만 끝날까, 영 살 맛이 나지 않던 때에 반 충동적으로 입양해버린 것이 뽈뽈이다. 가슴을 울리는 할리는 아니지만, 매뉴얼 입문용으로는 쓸만한 녀석이었다. 덩치는 거대하지만, 125cc 밖에 되지 않는 민망한 배기량 때문에 자조적으로 지어준 애칭이 ‘뽈뽈이’ 다. 스쿠터와 바이크의 큰 차이는 자동차로 치면 스틱과 오토의 차이다. 땡기면 나아갈 뿐이냐, 기어를 넣어줘야 하느냐의 차이. 반 충동적으로 지른 뽈뽈이를 입양한 곳은 수유였나 미아였나, 어쨌든 저 먼 강북이었다. 매뉴얼 바이크를 타본 적이 없..

일상 2014.12.22

철학의 뒤안길 - W. 바이셰델 지음 - 좋은 철학 입문서

한참 전에 읽은 책을 이제야 올린다. 추천을 받아서 산 책이다. 아마 송유례 교수님이 추천해주셨던 것 같은데. 표지에 써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철학자들이 시간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철학과 학부생이거나, 철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고 소장해도 좋을 책이다. 저자가 독일인이라 독일 철학자에 조금 더 집중된 느낌도 있다. 난 쥐뿔도 모르는 철학과 학부생이지만, 그래도 철학과라고 "철학 공부하려면 뭐 읽어야 해요?" 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러면 이게 대답하기가 애매하다.철학은 대단히 건방진 학문이다. 철학의 사전적인 의미는 '앎에 대한 사랑' 이다. 그렇게 보면 모든 앎은 철학의 일부다. 예전에는 정말 그랬다. 다만 지금은 학문이 사회학, 경제학, 자연과학, 공학 등으로 충분히 분화되어서 출가(?)..

일상 2014.09.07

Seth Godin 세스 고딘 TED 강연 - Be Remarkable!

Remarkable 하니 "Be the Remarkable" 을 슬로건으로 가지고 있는 어떤 디지털 대행사가 떠오른다. 새삼 Remarkable 이라는 단어가 중요해 보인다.한글 캡션을 달아주신 분의 마음은 정말 고마운데, 번역이 엉터리인 부분이 꽤 많이 보인다 ㅡㅡ; Remarkable 의 번역어도 '돋보임' 보다는 '남다른' 이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Remarkable 의 비결은 간단하다. "누구보다빠르게난 남들과는 다르게!" 써놓고 보니 아웃사이더도 이 케이스네 ㅋㅋ 남들과는 다르게 빠른 랩으로 뜬 케이스니. 보면서 든 두 가지 생각.1. 흔히 이성적인 사람들의 사고 방식은 목적이라는 방향을 설정해 놓고 그곳에 닿기 위한 method 를 찾는 것이다.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일상 201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