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안다.이유없이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괜찮아지기도 한다. 모든 닥친 일이 무겁게 느껴지다가, 또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인 이상 기분의 오르내림은 당연한 것일텐데, 문제는 그 방향과 변화의 정도를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싶다. 내가 가진 것을 잃으면, 소중한 것이 모두 사라져버리지 않을까라는 불안감. 그것들이 쇳덩이가 되어 내 어깨를 짓누른다.더 힘든 상황에 처한 누군가는 나를 배부른 사람이라 하겠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다. 이런 것 따위 다 망해도 좋다. 다 사라져도 좋다. 그래도 나는 여기 이렇게 있을 것이다. 네깟 것, 내가 버려 버려도 나는 이 자리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