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31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대처하는 자세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안다.이유없이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괜찮아지기도 한다. 모든 닥친 일이 무겁게 느껴지다가, 또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인 이상 기분의 오르내림은 당연한 것일텐데, 문제는 그 방향과 변화의 정도를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싶다. 내가 가진 것을 잃으면, 소중한 것이 모두 사라져버리지 않을까라는 불안감. 그것들이 쇳덩이가 되어 내 어깨를 짓누른다.더 힘든 상황에 처한 누군가는 나를 배부른 사람이라 하겠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다. 이런 것 따위 다 망해도 좋다. 다 사라져도 좋다. 그래도 나는 여기 이렇게 있을 것이다. 네깟 것, 내가 버려 버려도 나는 이 자리에 있..

일상 2016.05.16

스티븐 기즈 - 지금의 조건에서 시작하는 힘

완벽주의와 완벽 추구는 다르다. "완벽주의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매 학기 장학금을 놓치지 않는 고학점의 학생, 깐깐하고 꼼꼼해 일처리를 잘하는 에이스 직장인, 한치의 오차 없이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가 등... 주로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각난다. 그러나 함정은 우리는 뿌리부터 완벽하지 않다는 것. 거기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이 책은 그 문제들에 대해 다룬다. 우리 대부분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어떤 캐릭터처럼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여기에는 '하나' 의 정답을 요구하는 한국 사회의 교육 영향도 있을 것이라 추측하는데.. 무튼). 그 괴리에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피한다. 완벽하지 않은 결과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

일상 2016.04.16

기시미 이치로 -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 심리학' 이 붐을 탔었나 보다. 전에 형제 관계에 따라 성향을 설명하는 글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다(형제가 셋인 경우, 둘째는 첫째와 셋째 사이에 껴서 삐뚤어지게 되고, 셋째는 자유분방한 성격이 된다...는 식의). 이런 분석 방식이 아들러 심리학에서 가져온 것이라길래, 언젠가 한번쯤 읽어 봐야지... 하다가 이번 기회에 접해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기대와는 많이 다른 책이었다^^;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 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은 '심리학 입문서' 라기보다는 '아들러 심리학 힐링서' 가 더 맞는 표현이겠다. 학적으로 심리학에 접근한다기 보다는,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발췌하여 대화형식으로 풀어놓았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로 이루어진 구성..

일상 2016.04.02

스타벅스 우유(바닐라) 푸딩

회사에서 파티를 하고 남은 스타벅스 푸딩을 집에 가져왔다. 요즘 핫한 푸딩이라고 하던데. 가격은 3,300 원이라고 한다. 초코맛이 있고 바닐라 맛이 있는데, 한 스푼씩 맛본 결과 초코맛은 별로여서 바닐라 맛으로 가져왔다. 한 팀장님은 이건 푸딩이 아니라 허세를 먹는것이라고 했다. 플라스틱 뚜껑을 여니 한꺼풀 소프트탑이 더 있다. 스타벅스 특유의 흰/초 컬러만으로 이루어진 깔끔한 패키징이다. 안쪽 뚜껑을 열었다. 강한 바닐라향이 확 퍼진다. 바닐라 향은 개한테도 맛있는 향인지, 망고가 낼름거리는 혀로 격하게 반응한다.*망고: 우리집 푸들(3세, 여) 한술 떠 보았다. 한술 뜨니 질감을 알 수 있었다. 푸딩이라 하면 생글탱글한 푸딩을 상상할 수 있는데, 이 푸딩은 대단히 무르다. 푸딩이라기보다 순두부의 질..

일상 2016.04.02

[아지트를 찾아서] 홍대 1984 카페

동네에 자주가던 카페가 망했다. 라면까지 팔던 이상한 동네 카페이지만, 낮은 천장의 다락같은 2층 공간만은 아늑했었는데.집에 있으면 퍼져서, 나오면 아무때고 찾아갈 수 있는 바깥의 공간이 필요하다. 언제가도 편안하고 아늑한 아지트. 그런 곳 없을까. "홍대 주차 카페" 를 검색해서 찾아온 이곳은, 1층과 지하에 주차공간이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콘센트 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서 랩탑을 쓰기 좋다. 특이한 점은 카페 안에 인스토어 형식으로 물건을 판다. 가방도 팔고, 책도 팔고, 선글라스도 팔고. 인터넷에서 봤던 Rotta 의 Girls 라는 사진집이 있어서 흥미롭게 봤다.공간 구성이, 한 가운데 주방의 역할을 하는 바가 있고, 그 주위로 테이블과 인스토어가 있다. 테이블은 좌우로 탁 트인 느낌이라 아늑한 ..

일상 2016.01.17

사이먼 시넥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은 간단하다. 모든 일의 핵심은 "어떻게" 혹은 "무엇을" 이 아니라, "왜?" 라는 질문에 있다는 것이다. 책 전체가 이 한 가지 주장을 위한 것이다 보니, 읽다 보면 좀 구구절절 긴 느낌도 든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왜?" 라는 질문은 곧 목적을 묻는 것이다.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은 방법을 묻는 것이다. 목적지가 명확해야 그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 또한 명확해 질 수 있다. 글쓴이는 애플 빠임이 분명한데, 애플을 "왜?" 라는 질문을 베이스로 한 모범 기업으로 항상 소개한다. 이윤 추구가 기업의 최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는 주장과 CEO 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논조에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왜" 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명확한 답변이 기업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

일상 2015.11.22

황교익 저 <미각의 제국> - 전문가란.

내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TV 프로그램은 '수요미식회' 다. 이 책의 저자인 황교익씨는 수요 미식회의 고정 패널로 알게 되었다. '맛 칼럼니스트' 라는 타이틀로 프로그램에서 미식가 역할을 맡고있다.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먹는 사람. 그리고 먹고 쓰는 것이 업인 '맛 칼럼니스트' 라니, 왠지 봉이 김선달이나 베짱이같은 느낌이다.'미각의 제국' 은 그런 황교익씨가 쓴 음식 에세이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게된다. 아, 이 사람이 날로 먹는 전문가는 아니구나, 생각했던 봉이 김선달이나 베짱이는 아니구나. 책에서 풍부한 지식과 주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일단 지식이 많다. 보통 사람에게는 그저 '짠 것' 이고, '단 것' 일 뿐인 소금과 설탕에 대해 두세 페이지 정도는 할 말이 있다. 더 중한 것은 그 지식을 배..

일상 201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