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81

나의 첫 애마 뽈뽈이

내 삶의 별 것 아닌 목표 중 하나는, 할리의 오너가 되는 것이었다. 바이커는 ‘젊음이라면 한 번쯤 가져봐야 해’ 싶은 이미지였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할리였다. 생각으로만 끝날 법 한 일이었지만 정말 생각으로만 끝날까, 영 살 맛이 나지 않던 때에 반 충동적으로 입양해버린 것이 뽈뽈이다. 가슴을 울리는 할리는 아니지만, 매뉴얼 입문용으로는 쓸만한 녀석이었다. 덩치는 거대하지만, 125cc 밖에 되지 않는 민망한 배기량 때문에 자조적으로 지어준 애칭이 ‘뽈뽈이’ 다. 스쿠터와 바이크의 큰 차이는 자동차로 치면 스틱과 오토의 차이다. 땡기면 나아갈 뿐이냐, 기어를 넣어줘야 하느냐의 차이. 반 충동적으로 지른 뽈뽈이를 입양한 곳은 수유였나 미아였나, 어쨌든 저 먼 강북이었다. 매뉴얼 바이크를 타본 적이 없..

일상 2014.12.22

[영화/마케팅] 내 머리속의 지우개 (2004) - 진부한 소재로 예쁘게 풀어낸

영화기억상실이라는 정말 진부하기 짝이없는 소재로 예쁘게 풀어냈다! 특히 초반의 무심한듯 빠른 전개와, 분위기를 고조시켜주는 음악이 대단히 좋다. 영화 초반, 정우성과 손예진은 대화가 많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름이 어색하지 않다. 명장면.으... 저 줄줄 흘리면서 잔 비우는 손예진 보소...아마 이걸로 소주 모델 자리도 하나 꿰찼을 거다. 소재의 한계인지, 후반부에는 지루한 감이 있다. 그러나 중반부까지 끌고오는 감독의 연출력은 참 좋다. 연출, 감독이라는 사람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다.10년 전 영화 치고 화면이 예쁘고 촌스럽지 않다. 담백하면서도 느낌있는 것이 일본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했더니 일본 드라마 원작이었네. 일본에서도 개봉해서 300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고 한다. 마..

영화, MKT 2014.09.26

[영화/마케팅] 하이힐(2013) - 예고편은 어디까지 보여줘야 하는가?

영화볼만했다. 무엇보다, 차승원의 연기가 정말 좋다. 시종일관 피곤해 보이는 모습인데, 가슴속에 숨겨놓은 무언가가 있는 캐릭터에 어울린다.장진 감독의 연출은 무난하다. 장진 특유의 가벼운 코미디는 의외로 잘 어울린다. 다만 영화 초반 칼 던진 사이에 뚜드리 맞는 씬이라던가, 사실을 알게 된 형사 후배와의 전화 통화 씬이라던가 아쉬운 연출이 몇 씬 있었다. 각본에서는 굳이 '이 캐릭터가 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고. 성 소수자라는 소재를 너무 가볍게 다룬게 아니냐는 비판들이 많은데, 꼭 그렇게 무겁게 다뤄야 하는 소재인지 반문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차승원의 발견 만으로 볼만한 영화다. 차승원 아니면 누가 저 배역에 어울릴지? 딱히 떠오르는 사람은 없다.그리..

영화, MKT 2014.09.26

철학의 뒤안길 - W. 바이셰델 지음 - 좋은 철학 입문서

한참 전에 읽은 책을 이제야 올린다. 추천을 받아서 산 책이다. 아마 송유례 교수님이 추천해주셨던 것 같은데. 표지에 써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철학자들이 시간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철학과 학부생이거나, 철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고 소장해도 좋을 책이다. 저자가 독일인이라 독일 철학자에 조금 더 집중된 느낌도 있다. 난 쥐뿔도 모르는 철학과 학부생이지만, 그래도 철학과라고 "철학 공부하려면 뭐 읽어야 해요?" 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러면 이게 대답하기가 애매하다.철학은 대단히 건방진 학문이다. 철학의 사전적인 의미는 '앎에 대한 사랑' 이다. 그렇게 보면 모든 앎은 철학의 일부다. 예전에는 정말 그랬다. 다만 지금은 학문이 사회학, 경제학, 자연과학, 공학 등으로 충분히 분화되어서 출가(?)..

일상 2014.09.07

Scent of a Woman 여인의 향기(1992) - 남자의 멋

90년대 드라마 장르의 영화는 그것들 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있다. 쇼생크탈출, 포레스트검프, 브레이브하트, 굿 윌 헌팅과 같은 영화들이 공유하고 있는 느낌. 복고적이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배경, 필름의 약간 바랜 색감, 현란하지 않은 카메라워크, 비교적 선형적인 스토리 등. 그래서 요즘 영화들을 보면 씁쓸해질 때가 있다. 기술과 기교는 발전했는데, 어쩜 이렇게 20년 전의 영화보다 재미도 감동도 못한 영화들이 대부분인지. 영화에서 나오는 알 파치노는 늙은 장님 퇴역 군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멋지다. 알 파치노의 수려한 외모도 한 몫 했겠지만, 다른 배우가 연기했어도 이 캐릭터는 분명히 '멋' 이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근육보다는 사상이 멋진 캐릭터니까. 너무도 유명한 탱고 씬. 자신감, 주관,..

영화, MKT 2014.09.07

Pharrell Williams - G I R L (2014) 역시 힙해

아이고... 핫하신 풔렐 형님의 앨범을 이제서야 올림.시크 형님은 아내에게 바치는 사사로운 앨범으로 잠깐 실망을 안겨 주었지만, 퍼렐 형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쪼끔 아쉽기는 하나) 1."Marilyn Monroe" 5:51 2."Brand New" (duet with Justin Timberlake)4:313."Hunter" 4:004."Gush" 3:545."Happy" (from Despicable Me 2)3:53 아이 신나! 6."Come Get It Bae" 3:217."Gust of Wind" 4:458."Lost Queen" / "Freq" 7:569."Know Who You Are" (duet with Alicia Keys)3:5610."It Girl" 4:47Total leng..

음악 2014.08.22

Ingrid Michaelson - 편안한 노래

Ingrid michaelson 노래는 일관성이 있다. 일단 들으면 편안하다.딱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 사람이 들으면 정말 노다지일 것이다. 초록과 하늘색 감성. 초원과 하늘색. 10대 소녀. 그래서 들으면 편안한가보다.이번 글도 내가 좋았던 트랙들로 갈음. Everybody (2009)1. "Soldier" - 3:372. "Everybody" - 3:293. "Are We There Yet?" - 3:514. "Sort Of" - 3:215. "Incredible Love" - 3:536. "The Chain" - 2:597. "Mountain and the Sea" - 3:338. "Men of Snow" - 4:339. "So Long" - 3:1310. "Once Was Love" - 3:35 1..

음악 2014.08.22

댄 핑크 Dan Pink 의 Motivation 과 창의력에 관한 TED 강연

Reward 에 관한 유명한 심리학 실험이 있다.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 후, 같은 지루한 일거리를 시킨다. 한 집단에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적은 금액을 주고, 다른 집단에는 높은 보상을 준다. 일을 한 후, 그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을 받는다. 그 결과 신기하게도 낮은 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지루한 일거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높은 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같은 일거리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이 실험은 인지부조화 현상을 드러내주는 실험으로 유명하다. 풀어보면, 낮은 보상 집단의 생각: '어찌됐든 내가 한 일' - '낮은 보상 임에도' = '일이 재미있었다' (라고 억지로라도 무의식중에 생각하게 되는 것)반면 높은 보상 집단: '내가 한 일' - '보상이 적절했다' = '돈을 ..

AD 201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