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KT

Scent of a Woman 여인의 향기(1992) - 남자의 멋

SGZ 2014. 9. 7. 11:48



90년대 드라마 장르의 영화는 그것들 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있다. 쇼생크탈출, 포레스트검프, 브레이브하트, 굿 윌 헌팅과 같은 영화들이 공유하고 있는 느낌. 복고적이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배경, 필름의 약간 바랜 색감, 현란하지 않은 카메라워크, 비교적 선형적인 스토리 등. 그래서 요즘 영화들을 보면 씁쓸해질 때가 있다. 기술과 기교는 발전했는데, 어쩜 이렇게 20년 전의 영화보다 재미도 감동도 못한 영화들이 대부분인지.


영화에서 나오는 알 파치노는 늙은 장님 퇴역 군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멋지다. 알 파치노의 수려한 외모도 한 몫 했겠지만, 다른 배우가 연기했어도 이 캐릭터는 분명히 '멋' 이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근육보다는 사상이 멋진 캐릭터니까.



너무도 유명한 탱고 씬.


자신감, 주관, 고집, 자기확신. 그리고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태도에서 멋이 나온다. 눈이 멀은 것 따위 전혀 상관 없다. 멋지잖아, 예쁜 여자한테 척 다가가서 탱고를 다 가르치고. 체통은 지키면서 젠틀하게. (난 그렇게 못하는데.) 

'남자의 멋' 이라고 해서 마초적일 필요는 없다. 얼마전 힐링캠프에 나온 김창완씨를 봤는데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하면서도 주관이 있고, 돌발행동을 하는데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근육의 멋, 젊음의 멋은 시간이 지나면 바래진다. 하지만 사상의 멋, 남자의 멋은 오히려 숙성되어 더욱 깊은 맛을 낸다. 나이먹는 것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이유다.




여인의 향기 (1993)

Scent of a Woman 
9.5
감독
마틴 브레스트
출연
알 파치노, 크리스 오도넬, 제임스 렙혼, 가브리엘 앤워,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정보
드라마 | 미국 | 157 분 | 199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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