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별 것 아닌 목표 중 하나는, 할리의 오너가 되는 것이었다. 바이커는 ‘젊음이라면 한 번쯤 가져봐야 해’ 싶은 이미지였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할리였다. 생각으로만 끝날 법 한 일이었지만 정말 생각으로만 끝날까, 영 살 맛이 나지 않던 때에 반 충동적으로 입양해버린 것이 뽈뽈이다. 가슴을 울리는 할리는 아니지만, 매뉴얼 입문용으로는 쓸만한 녀석이었다. 덩치는 거대하지만, 125cc 밖에 되지 않는 민망한 배기량 때문에 자조적으로 지어준 애칭이 ‘뽈뽈이’ 다. 스쿠터와 바이크의 큰 차이는 자동차로 치면 스틱과 오토의 차이다. 땡기면 나아갈 뿐이냐, 기어를 넣어줘야 하느냐의 차이. 반 충동적으로 지른 뽈뽈이를 입양한 곳은 수유였나 미아였나, 어쨌든 저 먼 강북이었다. 매뉴얼 바이크를 타본 적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