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KT 36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 과 뻔한 내러티브.

너무나 명백히,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것을 안다. 물질만능주의적, 여성의 외모지상주의적 사고방식을 부추기는 영화인 것도 안다. 영화의 사회적 영향에 점수를 준다면 마이너스를 주고 싶지만, 나름 시사점이 있어서 그럴 수는 없다. 또, 무엇보다 재미있었으니까. 생각해보면 신화, 전설, 동화는 생각보다 많은 시사점을 지닌다. 오랜 시간동안 살아 남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안 살아 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곧 많은 사람들의 내면과 공명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어떤 측면을 내포한다. 학자며 평론가들이며, 왜 그렇게 '옛날 이야기’ 에 불과한 신화, 전설, 동화를 가지고 들들 볶는지 이해..

영화, MKT 2014.03.14

<호텔 르완다> 감상문 - 공포스러운 인간의 본성, 그리고 한 줄기의 희망.

실화는 실화만의 특별한 힘이 있다. 요전에 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인간 말종이었던 주인공이 아프리카 수단의 내전을 겪는 아이들을 돕는 목회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영화 자체만 보면 그렇게 좋은 영화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악인이었던 주인공이 남을 돕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이야기의 ‘현실 속 있음직함’, 우리는 그것을 ‘핍진성’ 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핍진성을 무시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실화’ 라는 것이다. 실제 있었던 일을 그려낸 영화라면 핍진성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역시 그러했다. 이웃이 죽어감에도 불구하고 가족만을 챙기던 주인공 폴 루세사바기나. 그러나 결국 그는 호텔의 모든 사람들을 지키는 사람으로 거..

영화, MKT 2014.01.25

[리뷰/영화] machine gun preacher머신건 프리처(2011) - 실화의 힘

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 2011액션, 드라마 미국 23분 2013.01.10 재개봉, 2012.05.24 개봉 마크 포스터 감독 제라드 버틀러(샘 칠더스), 미쉘 모나한(린) 주연 [국내] 15세 관람가 [해외] R 줄거리그 남자의 뜨거운 전쟁이 시작된다!불법과 마약 등 엉망인 삶을 살았던 샘 칠더스 (제라드 버틀러)는 우발적인 살인을 하게 되고 반성과 함께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상대가 살아있는걸 알게 된 그는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수단의 집 짓기 봉사에 참여한 그는 그 곳에서 아이들이 팔려가거나 총을 들고 군인이 되어 총알받이가 되거나 혹은 제거의 대상이 되는 상황을 보고 고심하게 된다. 이런 죽어가는 아이들 앞에 그는 목..

영화, MKT 2013.03.02

[리뷰/영화] American History X(아메리칸 히스토리 X) - 당신이 하는 행동들은 당신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있습니까?

포스터는 영화를 지면 한장으로 대변하는 광고물입니다. 물론 광고물의 본질은 매출의 증가인 만큼, 사람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끄는것이 가장 우선되는 목표겠죠. 그러나 광고라는 것이 그렇듯, "포장" 에 그쳐야 하는 것이지 내용을 "왜곡" 하면 옳지 않습니다. "과장" 은 테크닉이지만, "기만" 은 반칙입니다. 그런 점에서 참 잘못 만들어진 포스터입니다. 마치 끝내주게 잔인한 액션이라도 보여줄 태세입니다. 혹 그러한 기대를 하신다면, 다른 영화를 보시길! (정작 진정 그러한 영화도 이 정도인데 말입니다.) 유혈이 낭자한 비릿한 영화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영화는 '미움' 의 감정,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찬찬히 생각할 꺼리를 던져줍니다. '폭력', 혹은 '인종 차별' 은 장치일 뿐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닙..

영화, MKT 2013.01.10

[리뷰/영화추천] wall-E 월-E...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좋을 애니메이션

일단 첫인상은 별로입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보통 어른들은 피식~ 하죠. 무슨 애들도 아니고 만화야 만화가... 이런게 흔한 반응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감성적인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저 찌질한 모양새는... 광고물은 일단 확 땡겨야 하는데 말이죠. 트랜스포머 정도의 비쥬얼은 되어야 남자의 어떤 호기심을 자극할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Wall.E 는 그런 영화가 아닙니다. 차별화가 됩니다. 분명히. 자... 로봇이 감정을 가질 수 있냐 없냐 하는 심리철학적인 이야기는 잠시 접어 둡시다. 월-E 는 로봇의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 관한 영화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 합니다. 오히려 100% 가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애니메이션이기에, 또 주인공이 다면적인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기에 더욱 감정이라는 ..

영화, MKT 2012.03.18

[리뷰/영화] 어 퓨 굿맨 A few good men(1992) - 제도권의 권력 vs 비 제도권 권력

얼마전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4를 봤다. 보면서 탐 형도 많이 늙으셨구나 싶었는데 이 영화를 접하고 새삼 놀랐다. 그렇다. 탐 크루즈는 잘생긴 배우였던 것이다. 데미무어의 전성기때의 모습도 재미있다. 생각해보니 무려 20년 전 영화였군... 이 영화는 군 법정 영화다. 미 해병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미 해병대에는 강한 군기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코드 레드' 라는 것이 존재한다. 군기가 빠진 해병대원을 다른 대원들이 직접 손 봐주는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해병대의 '기수열외' 와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 군대에서도 '가혹행위' 라는 것은 항상 골칫거리가 아닌가. 군대를 갔다온 사람으로써 이러한 비 제도권의 권력도 군대라는 수직적 체계가 불가피한 조직에서는 필요..

영화, MKT 2012.02.23

[리뷰/영화] se7en 혹은 seven(1995), 우리 사회의 모습은 바로 그러한 사회가 아닌가.

새벽, 이렇게 음습한 영화를 보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하필 걸린게 이런 어두컴컴한 영화다. 모건 프리먼, 브래드 피트, 기네스 펠트로, 케빈 스페이시 와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며, 파이트 클럽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작품이다. 최근에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이라는 작품이 개봉하기도 했는데,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재미는 그닥 없는 듯 싶다. 영화는 일곱가지의 죄악에 따라 살인을 이어가는 연쇄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연쇄 살인 사건의 수사를 바탕으로 영화는 진행되지만, 단순히 살인사건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 메시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집중해서 봐야 할 포인트는 살인범에 대한 수사보다도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영화 속 사회의 모습이다. 모건 프리..

영화, MKT 2012.02.07

[Opinion] 부러진 화살, 가치 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두컴컴한 상영관 안에서는 몇 차례의 탄식이 이어졌다. 그 탄식들은 극중 표현된 사법부의 몰상식함에 대한 참을수 없는 분노의 표출이었다. 영화는 '이 영화는 공판기록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는 메시지로 끝을 맺었다. 그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극중 표현된 사법부는 현실 속의 사법부가 되었으며 극중 김경호 교수는 현실속의 김명호 교수가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분노하는 여자친구에게 "각색이 많은 부분 된 것이겠지" 라고 말하며 위로했다. 여자친구에게 하는 위로였으면서도 아직 정의는 살아있다고 믿고싶은 나 자신에게 하는 위로였다. 영화는 영화이기를 바랬다. 부러진 화살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다. 고맙게도 극중 변호사 역으로 나온 박훈 변호사는 공판기록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고 있었다..

영화, MKT 2012.02.03

[리뷰/영화]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2004) 이터널 선샤인, 연인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

대단히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최근에 세 번째로 봤네요. 이터널선샤인은 한 연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서로를 기억에서 지우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서로를 기억에서 지우는 과정에서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함께한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이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2004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연출이 굉장히 좋습니다. 특히 과거의 추억들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억을 지우는 과정은 대단히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의 구성이 조금은 복잡한 영화라 헷갈리실수도 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의 머리색이 시간의 지남에 따라서 수시로 바뀌는데, 그것에 집중해서 보신다면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 점은 감독이 일부러 시간의 진행을 나타내기 위해 설..

영화, MKT 2012.01.25

[리뷰/영화] x-men: first class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단순한 액션영화는 아니었다

눈에서 광선이 나오는 싸이클롭스와 손에서 칼이 나오는 울버린. 많은 남성들이라면 어렸을때 적어도 한번은 접한 시리즈물이 아마도 엑스맨일 것입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그런 엑스맨의 프리퀄(본편 이야기의 선행하는 내용을 그린)작품입니다. 가벼운 액션영화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소수와 다수, 억압과 관련된 나름의 알레고리적 시사점을 찾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엑스맨에 나오는 돌연변이들은 소수입니다. 그리고 절대 다수의 인간들보다 특출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들은 그러한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등을 돌립니다. 그들의 본질은 '괴물' 보다는 인간에 더욱 가까움에도 말이죠. 그리하여 결국 매그니토는 인간의 위에 군림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이유있는 악역' 의 탄생입니다..

영화, MKT 2012.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