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KT

버드맨 15초 광고를 보고 - 영화 광고에 대한 생각

SGZ 2015. 3. 11. 01:15



무심코 TV 를 보다가 버드맨 15초 스팟을 봤다. 순간 야마가 돌았다. 내가 버드맨이라는 영화를 재미없게 봐서가 아니다. 사람의 취향은 다양하고, 버드맨이 누군가에게는 사랑받을 영화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저 예고편은 영화의 본질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BGM, 컷, 리뷰까지 모두. 



평론가와 대중의 차이는 컨텐츠를 보고 생각하는 깊이에 있다. 평론가는 영화를 작품으로 보고 분석한다.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보고,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 노력한다. 반면 대중의 스펙트럼은 훨씬 넓다. 영화에서 단순히 '재미' 를 찾는 사람도 있고, 재미보다 '의미' 를 찾는 사람도 있다. 그 스펙트럼이 취향의 다양성이고, 그 다양함의 평균치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대중의 취향' 이다. 평론가와 대중의 눈은 다르다. 평론가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대중들에게 "노잼ㅡㅡ" 이라는 잔인하지만 직관적인 평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그런 맥락에서 버드맨은 지극히 평론가 취향의 영화이며, 재미보다는 의미의 영화다. 그런데 저 스팟은 지금 사기를 치고 있다. BG는 "이 영화는 신나는 영화" 라고, 컷은 "화끈한 영화" 라고, 그 중 리뷰가 제일 가관인데, 심지어 "웃기는 영화" 란다. (ㅋㅋㅋㅋㅋ 나는 예고편이 제일 웃긴다) 


이해는 한다. 영화는 예술일 수 있으나, 마케팅은 장사다. 우리나라에서 버드맨의 본질을 담은 예고편을 만들면 관객이 얼마나 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광고를 보면 왠지 슬퍼지는건 어쩔 수 없다. 이 광고를 보고, 저런 기대를 갖고, 극장에 가서 실망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구라치는 마케터? 그렇고 그런 취향의 대중? 예술 영화로 돈을 벌어 보겠다는 수입사?

생각은 더 해봐야 겠지만... 일단 그냥... 나는 저런 팔기 골치아픈 영화는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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