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대해서는 ‘다큐이기를 원하는 극’ 이라고 전에도 쓴 바 있다. 문제는 “재미가 없어!” 라고 글을 맺었는데, <오 수정> 은 나름의 재미도 있는 영화였다.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의 겉보기와 후반부의 속 이야기. 어떤 이야기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숨겨진 스토리, 캐릭터의 진짜 모습을 풀어내는 후반부에서 꽤 커다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정도 한 스푼의 대중성과 이 정도 두 스푼의 시사성이라면 딱 좋을텐데. <오 수정> 은 지금껏 본 홍상수 영화 중 (그나마) 가장 균형이 좋았다.
남자
명불허전. 남자의 찌질한 모습에 대한 홍상수 감독의 묘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끔은 내 자신이 민망해질 지경. 감독님은 아마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지닌 사람일 것이다.
여자
찌질하고 색정광인 남자, 그런 남자에게 튕기다가 결국 넘어가는 수동적인 여자. 홍상수 영화에 가장 흔한 캐릭터 구성인데, 수정은 조금 다르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어휴, 무서운 여자들, 이런 단순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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