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리뷰] <히트 메이커스> 무난해서 편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SGZ 2023. 3. 1. 19:12

 

벌써 구석으로 밀려났구나 ㅜㅜ

 

지인들에게 익히 듣고 있다가, 처음으로 신청한 트레바리에서 만난 첫 책이 <히트 메이커스> 다. 책은 어차피 정해진 터이니 결제먼저 하고 봤는데, 책이 도착해서 열어보니 컨텐츠 쪽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더라. 마침 컨텐츠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이기에 더욱 잘되었다 싶었다.

필자는 흥미로운 사례를 시작으로 해서 해당 사례를 분석하는 형식으로 썰을 풀어나간다. 예술부터 약간의 철학, 영화, 최근 컨텐츠 및 IT 까지 아우르는 필자의 박식함과, (뜬금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흩어져 있는 이야기 조각들을 한 주제 하의 이야기로 엮어낸 능력에는 박수를 보낸다(짝짝짝). 다만 다 읽고 나서 돌아보니 문득 이 책 자체가 저자가 말한 ‘히트 메이킹’ 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건 당연한 걸까. 책에서 강조했던 마야 원칙처럼 내가 알고있는 내용에서 딱 반발자국만 더 나가있는 느낌,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대중적인 재료들을 가지고 모두가 먹기 편하도록 무난하게 버무려놓은 음식같은 느낌. 뒷통수를 탁 치는 ‘파격’ 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이 이 책에서 아쉽다면 아쉬웠던 점이랄까.

히트작들이 가지고 있는 ‘마야 법칙’, ‘캐스케이드가 일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고관여 지지자’, 파괴적인 폭발력을 위한 ‘대형 전파자’ 의 니즈 정도는 추후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할 때 플랜이 유효하게 세워졌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툴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잘 기억해놓으려 한다.

 

 

사실 굳이 먼 할리우드까지 가지 않아도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에도 흥미로운 마케팅 사례들은 매일 생겨나고 있다. 매주 열편 가까이 새로운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영화 시장은 특히 가장 대중적이면서, 결과가 ‘관객수’ 라는 명확한 수치로 나온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전장이다. <군함도> 와 <택시운전사> 가 붙은 여름 시장도 그랬고, <강철비> 로 시작해서 <신과함께>, <1987> 로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 17년 겨울의 영화시장 역시 아주 흥미로운 대결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봉 전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미리 영화를 보는만큼 시사회 직후 관객수 예측을 하고는 하는데, 다수의 의견들을 모으면 결과가 얼추는 들어 맞는다. 그런것을 보면 통상적인 상업영화 규모의 마케팅이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 완성된 컨텐츠를 보면 (러프하기는 하지만) 어느정도의 흥행 예측이 가능한 것 같기는 하다. 다만 한국영화 시장에서는 편집과 후반작업의 완성이 개봉되기 직전에서야 완성되고는 하는데, 이런 점이 사전 예측을 불가능하게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컨텐츠 사업은 반 도박이나 다름없는 사업인가 싶기도 하고. 이번 겨울 전장에서는 7-800만 정도의 관객수 예상이 되었던 <신과함께> 가 기대이상으로 천만을 넘을것이 확실시 되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영화의 역대 흥행작을 살펴보면 도무지 흥행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작품들이 있는데, 예를들면 <명량>,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와 같은 작품들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작품들의 흥망의 이유에 대해서도 한번 다같이 이야기 해봄직한 주제가 되지 않을까. 나 혼자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트레바리는 '나 혼자' 보다는 ‘여럿이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모임이니 말이다.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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