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평 [삶으로서의 일: 일과 삶의 갈림길에 선 당신을 위한 철학] - 워라밸은 틀렸다!

SGZ 2023. 2. 21. 23:06

 

  2022년 3월에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덴마크의 행복지수는 전 세계 2위. 그런 나라에서도 그놈에 일이 피곤한것은 매한가지 인가보다. 덴마크 저자가 쓴 책으로, 덴마크 베스트셀러 1위를 했다고. '조 앤더 주스’ 라는 음료 브랜드의 부회장이자 철학자(라기엔 좀 과한것 같지만)인 저자가 현대인에 대해 분석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 앤더 주스’ 는 우리나라에도 몇개 지점이 있는데, 모 서점에서 몇번인가 가본 기억이 있다. 아보카도 커피였던가 특이한 메뉴를 먹었는데, 나쁘지는 않았던 기억.

  핵심적인 논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라는 말에서 출발한다. ‘워라밸’ 이라는 표현 자체가 ‘워크’ 와 ‘라이프’ 의 구별을 내포하는데, 사실 그 둘은 그렇게 구별할수 없는 것이라는 통찰이다. 삶은 사실 그 모두를 아우르는 연속적이며, 총체적인 것이라는.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잠깐 제논의역설을 극복한 베르그송의 방식도 떠올랐다.

  이외 논의의 진행은 평이한 느낌. 그놈에 행복이 뭔지 현대인은 참 행복을 찾기위해서 무던히도 애쓴다. 행복론에 관한 책만 몇권인지. 이래저래 요즘 행복에 대한 논의는 결국 ‘의미’ 찾기로 귀결되는것 같긴 하다만.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이 썩 깊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워라밸’ 이라는 말의 분석으로부터 시작해서, 현대인의 행복 찾기, 일에 대한 매너리즘, 리더십, 그리고 자본주의의 맹점까지 가로지르는 논지는 가볍게 읽어볼만 하다.

  번역투가 약간 거슬리는건 아쉬운 부분. 이건 정말 어쩔수 없는 번역서의 한계인가. 

 


하이라이트
• 그러나 차츰 나는 만족과 행복과 삶의 의미를 느끼는 것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 사람들이 인생에 대해 공통으로 갖고 있던 근본적인 후회는 다음과 같았다.
1. 친구들과 연락을 이어가지 않은 것
2.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 행복하도록 허락하지 않은 것
3. 용기가 없어서 내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지 못한 것
4. 용기가 없어서 남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삶이 아닌, 나 자신에게 더 진실한 삶을 살지 못한 것
5.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일로 보낸 것
•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오래 살고, 번창하고, 계몽되고, 서로 잘 연결된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전망이 실제로 우리가 삶을 더 잘 살게 만들었느냐 하는 점이다. 진보는 우리의 실존적 행복과 건강을 증진시켰는가?
• 순전히 물질적으로만 보면 만족하고 행복할 만한 이유가 차고 넘침에도 많은 사람이 실존적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 행복이란 본래가 비일상적이기 때문에 늘 행복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 다시 말해 우리는 행복의 정의를 너무나 엉망으로 만든 나머지 이제는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 것보다 복권 당첨이 행복과 더 관련 있는 일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21세기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만족과 행복, 의미를 분명하게 구분 해야만 한다.
• 우리가 자주 그러는 것처럼 마치 시간과 돈이 상호 교환 가능한 것처럼 떠들어댈 일이 아니다. 명백하게 시간은 돈보다 훨씬 큰 가치가 있다. 그러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엘리자베스 던 교수에 따르면 우리는 늘 정 반대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다원적 무지’ 라고 부른다. 주어진 규범에 대해 정말로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남들이 그 기준을 신경쓰고 또 받아들인다고 모두가 믿을 경우, 아무도 감히 그 규범을 어길 생각을 하지 못한다.
• 건강한 자기 인식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기 통찰이 자신감과 자기 의심을 모두 망라해야 한다.
• 이 점을 염두에 둘 때 당신의 리더십이 끼친 영향을 가장 크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그것은 당연히 그 누구도 당신 밑에서 일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 일에서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네 가지 동인은 목적, 소속감, 개인적 성장, 리더십이었다.
• 우리에게 필요한 형태의 자본주의는 자본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도덕적 요구를 기초로 시장이 돈의 가치를 조절하는 자본주의다.
• 전설에 따르면 3세기에 성 밸런타인은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명령을 거역하고 기독교인들의 결혼식을 올려주었다가, 나중에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 밸런타인 데이의 기원
• 다시 한번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으로 돌아가보자. “너 자신을 알라.” 덕목의 계층 구조를 이해하려면 하나의 조직으로서 혹은 한 인간으로서 엄청난 자기 인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했을때만 우리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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