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대건이가 읽는 것을 봤던 책이다. 책은 마냥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지, 굳이 어떻게 읽어야 할 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호기심이 동했고, 나중에 강의 교재를 살 때 끼워서 같이 샀다. 독서력, 그리고 독서 문화를 다룬 책 답게 사이즈나 무게가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적절했다.
앞 부분은 책을 고르는 방법, 그리고 일본의 책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책을 읽지 않게 된 것을 필자는 걱정하는데,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해 보인다. 대학생으로써 주위의 대학생들을 보면 글을 참 안 읽는다. 물론 나도 썩 떳떳하지는 못하고 말이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재미있고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책을 어떻게, 그리고 왜 읽어야 하는지가 뒷 부분에 많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왜 읽어야 하는가 부분에서는 독서와 상상력, 자아에 대한 필자의 날카로운 인사이트도 담겨 있었다. 독서를 하면 간접경험으로써 마냥 좋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독서 전문가로써 그것이 어떻게 좋을 것인지를 설득력 있게 분석해 놓았다. 왜 읽어야 하는지 알게 되니 책을 더 읽고 싶어 졌다.
한 가지 찜찜한 점도 해소할 수 있었는데, 책을 읽는 속도에 대한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빠르게 읽히는 책이 있고 느리게 읽히는 책이 있는데, 빠르게 읽히는 책은 왠지 내가 대충 읽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던 것이다. 이런 의문을 이 책을 통해 말끔히 씻을 수 있었다.
실용서이기 때문에 가슴을 때리는 구절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책이다. 읽고 나서 당장 나를 바꾸는 책이 실제로 몇 권이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연필로 치던 줄을 다색 볼펜으로 바꿨고, 책을 읽는 속도에 구애받지 않기로 했다. 독서의 욕구가 더 커졌음은 물론이고 말이다.
금방 읽히는 책이니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나, 혹은 이미 다독을 하는 사람이라도 한 번 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13p. 독서는 단순히 정보를 섭취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사고력을 단련하고 사람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33p. 내용을 요약할 수 있으면 그 책을 읽은 것이다.
69p. 모순되고 복잡한 사실들을 마음속에 공존시키는 것. 독서로 기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복잡성의 공존이다.
79p. 독서가 몸에 밴 사람은 쉽게 혼자가 된다. 자신의 세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57p. 경우에 따라서는 건너뛰며 읽어도 괜찮다. 자신과 그다지 관계가 없는 부분에 에너지를 소비하기에는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읽어야 할 책이 너무나 많다.
206p. 책을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줄이 평생의 보물이 되기도 한다. 완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선뜻 책에 손이 가지 않는 것이다. 인상에 남을 한 줄의 문장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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