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KT

홍상수 감독 영화 <하하하> (2010) - 다큐이기를 원하는 극

SGZ 2014. 7. 22. 14:53




이런 영화를 보고 '척 하는' 감상을 적을 수는 정말 없겠다. 


홍상수 홍상수 말이 많은데 왜 그런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게 기성 영화들이랑 다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다큐와 극의 경계선에 있는 느낌이다. 어쨌든 연출이 있으니 극이긴 한데, 다만 다큐를 지향하는 극. 

다큐는 지루하고, 극은 우리네 삶과 동떨어져 있다. 다큐는 피튀길 일이 없고, 극은 피가 영화처럼 튄다.(현실적이지 않게!) 홍상수는 그 사이를 절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연출을 통해 날 것을 가장 날 것처럼,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얼마 전 봤던 비포 시리즈도 롱테이크와 즉흥성을 가져간다는 것에서 얼핏 공통점이 있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는 그 날 것의 정도가 다르다. 비포 시리즈가 미디움레어면, 홍상수표 영화는 피가 줄줄 흐르는 블루레어다.

그래서 홍상수 영화를 보면, '아 홍상수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르니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르니까 주목받는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움 만으로도 주목받고,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 아닌가.


문제는... 재미가 좀 없다. 

그래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아주 알고 보는게 낫겠다. '이건 극이 아니여' 라고. '기승전결 따위 기대도 안해!' 라고 ㅋㅋ 그렇게 긴장 풀고, 영화에 나오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무심코 관찰하는 것이 홍상수표 영화 감상의 올바른 방법이 아닐까 싶다. 

혹여 그 한심한 군상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면, 그것은 정말 부끄럽지만 또한 즐거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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