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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대한 개츠비> (2013) 감상 - 남자가 사랑할 때.

SGZ 2014. 6. 16. 17:46



정말 인상깊게 봤다. 책은 전에 읽었지만, 띄엄띄엄 봐서 그다지 몰입하지 못했었는데, 2시간의 영화로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 피츠제럴드가 뭘 말하려고 했던 건지 이제 확실히 알겠다.

이 스토리를 통해 작가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간단하다. '남자가 사랑할 때'. 끝!


네티즌 리뷰를 보니 개츠비가 데이지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에 대한 묘사가 너무 없지 않나요... 개츠비가 데이지한테 빠진것이 이해가 안되는데요... 하는 얘기들이 있는데... 이 리뷰를 쓰신 분은 여자라는 것에 내 전재산과 손목 겁니다. ㅋ

원래 남자가 여자 좋아하는게 그런거에요. 머리로 이해되는게 아닙니다.

정말 징그럽게 한 사람을 좋아 해봤다 하시는 남자분은 알꺼에요. 취향이 잘 맞고... 집안이 좋고.. 학벌이 어쩌구 저쩌구... 됐고, 

남자가 좋은건 그냥 좋은 겁니다. 


주위를 보면 남자는 오히려 머리로 이해가 안되는, 어딘가 모난데가 있는, 소위 '나쁜 여자' 한테 끌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머리로 이해되는 만남을 하는 경우에 남자는 이것저것 따집니다. 이 사람이 내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일지, 이 여자는 나중에 내조를 잘 할 여자일지, 애는 잘 키울 여자일지 등등. 

더 웃기는건 따져대서 모든 조건이 다 맞아도 안땡기면 그냥 안땡김ㅋ

그런데 매력적인 악녀를 만나면 그럴 생각할 여지가 없어요.ㅋ 따져볼 정신같은거 없고, 옆에 잡아놓기에도 바쁩니다. 그렇게 정신이 없다 보니 팬티까지 홀랑 벗어주는 겁니다. 

근데 더 문제는... 홀랑 벗겨지는게 너무 황홀하고 행복하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또 그런 여자를 찾습니다. 팜므파탈이라는 캐릭터가 괜히 이날까지 살아있는게 아니에요 에휴 나도 남자지만 남자라는 동물은 참.



피츠제럴드도 그런 사랑을 했던 남자입니다. 젤다는 부유한 집 딸인데 군생활 도중 피츠제럴드는 젤다에게 사랑에 빠집니다. 젤다는 아마 전형적인 '모났는데 매력적인 여성' 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나중에 정신병 걸리는 것도 그렇고. 

약혼까지 했지만, 피츠제럴드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파혼을 당합니다. 얼마나 X같겠어요ㅋㅋ 약혼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분노한 피츠제럴드는 젤다를 향한 불타오르는 소유욕을 창작욕으로 승화시켜 소설을 쓰고, 소설은 히트를 쳐서 대 성공합니다. 결국 피츠제럴드는 성공한 글쟁이로써 젤다와 결혼에 골인하죠.

어디서 본 것 같은 스토리 아닌가요... ㅇㅇ 결론만 빼면 개츠비의 내용과 똑같습니다. 개츠비는 피츠제럴드의 자서전 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가상의 캐릭터를 통해 써내려간 겁니다. <위대한 개츠비> 는 반 정도 실화인 거에요. 본인이 젤다를 가지지 못했을 때의 절망감, 그로 인한 성공에 대한 갈망과 상승욕을 '개츠비' 라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한 것입니다. 

또 결혼하자 약속해놓고 돈 때문에 파혼하는 젤다가 얼마나 미웠겠어요. 여자는 사랑도 머리로 하는 동물이구나 싶기도 했을꺼고. 이런 부분은 데이지로 표현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다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병신같은 모습... 아아아 젤다여 나를 홀랑 벗겨먹어 주오.

그러니까 여자분들은 감정이입이나 이해가 잘 안될겁니다. 남자가 남자의 입장에서 남자의 이야기를 쓴 스토리이니.


앞에서 말했지만, 남자가 여자 좋아하는게 그런거에요. 머리로 이해되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남자는 이해안되는 짓들을 해요. 칼부림 같은 병신같은 짓을 하기도 하고, 혹은 피츠제럴드처럼 창작을 하기도 하고. 개츠비는 이런 '여자때문에(사랑때문에) 정신나간' 가장 극단적인 케이스 중 하나입니다. 다만 객기가 아니라, 오롯히 상승욕으로 승화된 것이죠그 결과 이렇게 병신같지만 멋있는 캐릭터가 탄생...ㅜㅜ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줘야 하니 개츠비는 데이지를 위해서 죽어야만 했을 것입니다. 

아, 내가 그년 때문에 정말 병신 호구짓을 했지... 라고 할만한 눈물겨운 경험이 있는 남성이라면, 개츠비를 보면서 동하는 것이 있었을 겁니다.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시로 글을 맺습니다.


이 책을 다시 젤다에게 바침


그럼 황금모자를 쓰거라,

그래서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높이 뛰어오를 수 있거든

그녀를 위해 뛰어올라 보아라.

그녀가 이렇게 외칠 때까지

"사랑하는 그대여!

황금모자를 쓰고 높이 뛰어오르는 그대여,

내가 당신을 차지해야겠어요!"


- 토머스 파크 단빌리에


토머스 파크 단빌리에는 허구의 이름이고, 실제로 시를 쓴 사람은 피츠제럴드라고 하네요. 우리 남정네들 모두 황금모자를 쓰고 높이 뛰어올라서 사랑하는 여자한테 홀랑 벗겨먹어 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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