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상/내일로 여행] 혼자서 떠나는 내일로 기차 여행 후기

SGZ 2011. 8. 28. 17:05


내일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해 코레일에서 발매하는 일주일간 무제한 열차 이용 티켓입니다.

호연지기

제가 꼽는 내일로 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짜여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행사를 통해 가는 여행과는 달리 내일로 여행은 정해진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주어지는 것이라고는 7일간의 열차 무료 이용권 뿐이죠.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고, 어떻게 이동할지는 모두 개인에게 달렸습니다.
또 문제에 봉착했을때도 그렇습니다. 의외로 전국을 돌다 보면 여러가지 문제들에 부딪칩니다. 아무도 알아서 도와주지 않죠. 자신이 알아서 해결하거나 혹은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도움을 청하면 도와주는 사람들이야 많겠지만, 그 도움의 요청 역시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이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언가를 결정하는데 약하고는 합니다. 그냥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다보니 그게 몸에 익은 탓일겁니다. 그런 젊은이들로 하여금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주체적인 결정을 하게 하는 내일로 여행은 분명 호연지기를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

저는 이번 여행을 혼자 다녀 왔습니다. 함께 갈 수 있는 좋은 친구도 있었는데 굳이 마다했죠. 그 이유는 혼자서 여행을 떠나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혼자가는 여행 보다는 함께 가는 여행을 더욱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은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죠. 그래서 과감히 혼자 떠나게 되었습니다.





외로움을 마주하다

우리는 외로움을 회피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고, 항상 카카오톡, 이메일, 메신저 등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가슴 속 깊은 외로움이 있죠. 혼자 떠나는 여행은 그러한 외로움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보게 합니다.

혼자 떠나면 외롭습니다. 단체로 와서 히히덕덕 대는 커플이나 혹은 친구들의 무리들을 보면 그것은 더욱 심화되지요...
그러나 아픔은 한편으로 사람을 자라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로움을 마주보는 것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새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멋진 장면, 좋은 것을 봤을 때 떠오르는 사람들, 그러나 지금 옆에 있지 않은 그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외로움입니다.



여자 혼자 떠나기엔 좀...

전국을 도는 여행인 만큼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나고 별별 상황에 다 맞닥뜨리게 됩니다. 무슨일이 생길 지 모르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치안이 참 좋은 나라이기는 하나 택시를 한번 타는 것도 여자 혼자 탄다면 위험한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아는 여자사람이 혼자 내일로 여행을 간다면 일단 말리겠지만, 그래도 꼭 가고싶다 한다면 계획을 치밀하게 짜셔서 어두운 시간에 으슥한 곳은 돌아다니지 않도록 하시고, 시간이 늦기전에는 꼭 숙소로 들어가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혼자서 가는 여행에 책 한권은 필수!

계획을 아무리 치밀하게 짰다 하더라도 중간에 비는 시간이 나기 마련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가는 여행이라면 그시간에 동행자와 얘기를 나누면 되죠. 그러나 혼자라면 지루한 시간이 되고 맙니다. 그럴때는 책을 가져가서 읽는게 좋습니다. 분위기도 나구요^^;



혼자가는 여행, 힘들다. 그러나 장점 역시 분명 있다.

혼자가는 여행은 아무래도 힘듭니다. 혼자라는 생각 때문에 뭔가 신경도 곤두서 있게 되고, 본인이 무언가를 놓치면 카바쳐줄 사람도 없죠.
그러나 장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위에서 적었듯이 혼자 감으로써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또, 혼자인 만큼 가고싶은데 모두 가볼 수 있고, 또 쉬고싶은데서 쉬고싶은 때 마음대로 쉴 수 있습니다. 은근히 여행을 가서 관계가 틀어져서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여행은 놀러 가는건데 이런데 가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정말 피곤하죠...



갈 수 있을때 가보자!

젊을 때의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합니다. 힘들었지만 힘들었던 만큼 다른 무언가를 배우고 느낀 여행이었습니다. 혼자는 부담스러우니 고사하고, 내일로 여행은 떠날 수 있는 나이라면 한번쯤 꼭 떠나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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