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Opinion/informal] 청년정치수다 '심폐소쌩쑈', 그리고 20대와 정치

SGZ 2011. 12. 30. 13:23


12월 27일, 조금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친구와 조촐한 술자리를 가지기로 했었지만, 어디서 토크 콘서트 표를 얻었다고 하는 바람에 계획이 급선회 되어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장소는 다름아닌 몇일 전 여자친구와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를 봤던 대학로 예술마당. 



그 토크콘서트는 다름아닌 20대 청년이 모여서 세상과 정치에 대해 수다를 떠는 자리였습니다.
심폐소쌩쑈는 실험적인 '쌩쇼'와 같은 공연으로 죽어가는 막장 정치에 심폐소생술을 한다는 의미.
이윤을 남기기 위한 목적의 공연이 아니라, 정말 단순히 청년들에 의한, 청년들을 위한, 청년들에게 '정치' 에 대한 관념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첫 회인지라 공연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어떤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폐소쌩쑈는 앞으로 한달에 한번씩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하네요. 

1부에서는 조국 교수님을 제외한 네 명의 청년들이 나와서 차례대로 PT를 선보입니다.
어찌하여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 또 우리와 무관해 보이는 정치라는 것이 사실 우리에게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제 사견으로는 놀랄만한 통계라던가, 약간의 쇼맨쉽처럼 흥미를 끄는 요소가 더 가미되었더라면 조금 더 좋은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명색이 '쑈' 니까^^;;
또 슬라이드를 넘길때 리모콘이 먹통이 돼서 고생하셨는데, 그런 작은 마무리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공연이 첫 공연이었다고 하니 차근차근 보완해 나가면서 두 번째, 세 번째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보여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2부에서는 조국 서울대 교수님과 참여연대를 창립하신 김기식 대표가 합석하여 네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조국 교수님은... 정말 미남이시더군요^^;
모든 패널들이 저렇게 귀여운 머리띠를 쓰고 20대와 정치에 대한 이런저런 담론을 나눕니다.
주된 이야기꺼리는 20대의 정치 대표가 어째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 였던 것 같습니다.
김기식 대표님의 인생 얘기도 조금 들을 수 있었고ㅋ

좋은 내용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딱히 사회자가 없는 자유로운 토론이다보니 조금은 내용의 심도깊은 논의가 이루어 지지 못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는데 넘어간 느낌이랄까. 전체적 talk 를 이끌어나갈 사회자를 한명 정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섹션별로 더 구체적 주제를 잡고 그것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관객을 참여시키는 것 역시 좋겠지요. 




한가지 확실히 좋으면서, 또 아쉬웠던 부분은 트위터 사용입니다.
위와 같이 공연장에서 빔프로젝터로 트위터의 내용을 바로 화면에 쏩니다. #심폐소쌩쑈만 붙이면 저 화면에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장치는 관객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것으로 참 좋아 보였습니다. 솔직히 발언권을 준다고 해도 청중의 입장에서는 말하기가 힘이 들죠. 트위터가 그럴 때 청중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좋은 채널이 되었네요.

반면 동시에 여기서 아쉬웠던 점은 이 것을 십분 활용하지 못한 것입니다. 화면에 사람들이 띄운 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토크에 반영했으면 사람들의 참여도 끌어내고 더욱 좋았을텐데 화면에 띄워놓기만 했을 뿐 딱히 어떤 활용은 하지 못했네요.


20대가 넘고 투표권을 갖기 시작했지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제서야인 것 같습니다. 사실 알고나면 정치라는 것은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죠. 이러한 부분을 깨닫지 못했기에 전에는 정치에 무관심 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나꼼수, 안철수 열풍을 포함하여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될만한 이슈들이 많이 터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계기들로 인해 주위에 있는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심폐소쌩쑈' 도 그런 '관심' 의 일환이겠죠.
'젊을때는 진보' 라고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좌나 우, 보수나 진보 모두 좋습니다. 좌우에 상관없이 그 작은 '관심' 과  '참여' 들이 모여서 대한민국 정치를 옳은 길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술자리에서 젊은이, 대학생들이 정치적 사안을 안주삼아 씹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지기를 한번 바래봅니다.
'우리나라가 왜 이모양이지?' 라고 탄식만 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탄식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민으로써 최소한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인 투표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으면서 대한민국 정치를 욕만 하지 않았나. 다시한번 반성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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