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리뷰/서평] 니콜라스 카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스마트한 세상, 정말 스마트해 졌습니까?

SGZ 2012. 1. 13. 17:51



  요즘들어 느끼는 답답한 점이 있다. 딱히 컴퓨터로 할 것도 없으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지도 않은 이메일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또 포탈 사이트에 들어가서 무언가를 뒤지고는 한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당신도 이러한 모습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을 추천한다.
니콜라스 카는 이 책을 통해 스마트한 세상에 살면서 역설적으로 stupid 해지는 현대인들을 꼬집는다. 그 꼬집음의 타겟은 다름아닌 컴퓨터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이고, 인터넷을 통해 지금 이 글을 읽을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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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p. 미디어는 단순한 정보의 유통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미디어는 생각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생각의 과정도 형성한다.

178p. 인터넷은 우리 조상들이 만족한 것 이상의 산만함을 제공하면서 우리에게 완전한 산만함이라는 본연의 상태로 돌아가게 한다.

210p. 우리가 멀티태스킹을 할 때 배우는 것은 피상적 수준으로 숙련되기를 배우는 것이다.

231p. 구글은 말 그대로 산만함을 업으로 삼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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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뇌의 복잡성, 가소성, 그리고 문자 발현을 통한 발달을 먼저 설명한 후 인터넷이 그러한 우리의 뇌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지를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막바지에는 우리의 두뇌에 주는 현실적인 문제에 더불어, 두뇌와 사고, 사색에 관한 철학적 문제들에까지 접근한다. '인공지능' 이라는 말이 나타내듯 현대 문명의 한가지 목표는 과학의 힘으로 '인간' 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단순한 인간 흉내를 내는 기계가 아니라 정말 '인간' 말이다. 이러한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유물론에 기반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저번 학기에 배웠던 베르크손의 철학이 떠올랐던 대목이다.

검색의 간결성, 세분화와 맞춤, 아날로그의 디지털화, 인공지능 등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헌데 그러한 맥락에서 너무 '구글' 만을 공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점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최근에 정신이 과하게 산만하고, 한가지에 집중을 못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인지라 "그래, 맞아맞아" 하며 읽었다. 

뭐가 너무 많아서 문제가 있는 세상이다. 확인할 것들, 처리해야 할 것들, 신경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 많은 임무들을 처리하기 위해 훌륭한 기술과 도구들이 만들어 졌다.
그러나 그 임무들에 치여서 우리는 자신을 잃고 그 임무 자체가 되지는 않았는지. 도구와 기술을 사용하다가 도구 자체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져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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